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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제대로 붙은 서울 아파트값..토허제 앞두고 매수세 폭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특히 성동구와 마포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나며 강남3구를 뛰어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넷째 주(17\~23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 상승해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약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는 5월 둘째 주부터 7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과열 국면과 유사한 흐름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상승세를 보였으며, 강북 지역 14개 구는 평균 0.31%, 강남 11개 구는 0.54% 상승해 각각 2018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지역은 성동구와 마포구다. 성동구 아파트는 일주일 만에 0.99%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구도 0.98% 상승하며 이들을 압도했던 강남3구를 앞질렀다. 성동구의 이번 상승률은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치다. 광진구도 0.59%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부동산 강세 지역인 강남구는 0.84%, 송파구 0.88%, 서초구는 0.77% 상승해 각각 201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의 상승폭을 보였으나, 성동·마포구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용산구도 0.74% 올라 2018년 이후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강동구(0.74%)와 동작구(0.53%), 양천구(0.47%) 등도 2018\~2019년 수준의 상승률을 회복하며 전반적인 서울 아파트 시장이 과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강남권과 외곽 지역도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 중 노원구는 0.12%, 도봉구는 0.06%, 강북구는 0.16% 상승했다. 구로구와 금천구도 각각 0.14%, 0.06%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전방위적 가격 상승세를 ‘풍선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겸 미국 IAU 교수는 “본격적인 상승장이 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인 강남3구 외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다”며 “4월까지 조용하던 시장이 5월 말부터 급격히 들썩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너무 빠른 가격 상승에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도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마포구, 성동구의 높은 상승률은 정비사업 기대감과 한강변 입지, 그리고 토허제 시행 전 매수하려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며 “정부의 추가 규제나 대책이 나올 때까지 이런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을 넘어 경기권 주요 지역에서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은 0.47% 상승하며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으나, 그보다 더 눈에 띄는 지역은 성남 분당구다. 분당구는 0.67% 상승해 과천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이는 201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성남시 전체는 0.49% 상승했다. 용인 수지는 0.23%, 하남은 0.22% 올라 작년 9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전체로 보면 아파트 가격은 0.05% 상승해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평택(-0.15%), 고양(-0.04%), 이천(-0.06%), 의정부(-0.03%)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하락세다. 인천은 0.01% 상승하며 소폭 반등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가격은 0.16%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를 보였으며, 2월 말 이후 18주 연속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0.06% 올라 3주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부진하다. 전체적으로 0.03% 하락했으며, 광주와 대구는 각각 0.07%씩 하락하며 하락폭이 전주보다 확대됐다. 세종시는 0.04% 상승했지만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고, 부산은 0.04% 하락해 해수부 이전 이슈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한편 전세 시장도 서울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2% 상승했고, 서울은 0.09%, 수도권은 0.04% 올랐다. 서울 내에서는 강동구(0.36%)와 동작구(0.28%)가 특히 강세였다. 과천도 전세가격이 0.43% 상승했다. 반면 지방 전세가격은 0.01% 하락하며 매매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정부 정책 및 금리 변수에 따라 단기간에 급변할 수 있다며, 추가 규제나 공급 확대 대책 없이는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